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야구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소속팀 2루수 안치홍의 사구를 본 뒤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김 감독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앞서 “제가 리모컨으로 TV를 켜자마자 안치홍이 머리를 맞더라”며 “걱정이 돼 고개를 떨군 채 더그아웃에 갔더니 다들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안치홍은 ‘선동열호’의 일원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지난달 28일 홍콩과의 대회 예선 3차전에서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3번 타자로 나섰는다. 그런데 9회 상대 투수의 공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자체 홍백전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평소엔 구단 사무실에서 TV를 잘 보지 않는데, (국가대표 경기가)너무 궁금해서 TV를 켰더니 그런 장면이 나와 놀랐다”고 전했다.
안치홍은 소속팀에 합류했으나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다녀와서 오늘 선발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경기 후반 찬스 때 기회가 되면 대타로 나갈 수도 있다. 오늘 선발 2루수는 최원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투수 양현종은 휴식을 취한 뒤 이번 주말쯤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표팀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을 소화했다. KIA의 입장에선 양현종이 휴식을 취하지 못해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KIA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 고생했다. 우리가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국가대표라면 그렇게 해야죠”라고 했다.
KIA는 현재 리그 8위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경쟁을 해야 한다. 현재 5위인 LG와의 승차는 2.5경기다. 김 감독은 “이제 정규리그 3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