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세계 음악시장을 흔들고 있는 방탄소년단에게 병역 의무를 면제해줘야 한다며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되레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로부터 비난을 듣고 있다.
‘병역특례’가 민감한 문제일뿐더러 방탄소년단이 최근 한류를 세계에 알리고 있음에도 병역 문제와 얽혀 국내서 조롱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2일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또 한 번 정상에 오르는 등 전례 없는 역사를 쓰고 있다.
앞서 하 의원은 “병역특례 제도엔 형평성이 결여돼 있다”며 “바이올린 등 고전음악 국제 콩쿠르 1등은 군 면제를 받는데 방탄소년단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면제를 못 받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음악이면 차별해선 안 된다. 국위선양 기준에서 볼 때는 오히려 한류를 선도하는 대중음악이 더 우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병역 기피 논란이 일며 최근엔 특례제도 자체를 폐기하자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LG트윈스 오지환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은 지난해 경찰 야구단과 상무에 입단할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병역 특례를 노렸다.
특례제도 ‘폐기론’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하 의원은 줄곧 “방탄소년단은 군 면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군 면제를 받은 적도, 받게 해달라고 주문한 적도 없는 방탄소년단은 오지환, 박해민과 함께 비난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아미는 크게 반발했다. 한 팬은 하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는 기사를 공유하자 “더러운 정치질에 이용하지 말아 달라. 미필 주제에”라는 리트윗을 올렸다. 다른 팬들도 “이렇게 발언하면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아이고 감사합니다’라고 할 줄 알았나. 대신 가줄 것 아니면 조용히 하세요. 방탄소년단 일은 본인들이 알아서 합니다” “젊은 세대 문화도 앞으로 잘 배워둬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 의원은 80년대 민주화 운동 시기에 시국사건 수형(受刑) 생활로 병역을 면제 받은 바 있다.
하 의원도 이를 의식했는지, 방탄소년단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특정 팬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대중음악이 훨씬 더 한류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 대중음악 때문에 전 세계인이 한글을 배우겠다고 한다”며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