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판문점 선언 이행에 집중해야”…서울안보대화 불참 통보

입력 2018-09-04 14:45
2017년 서울안보대화. 국방부 제공

국방 차관급 다자안보협의체인 서울안보대화(SDD)가 오는 12~14일 서울에서 열린다. 올해 서울안보대화는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48개국 국방 관료와 4개 국제기구 안보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다. 다만 북한은 국제회의가 아니라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불참을 통보했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한에 초청장을 전달했으며, 지난달 25일 불참 통보를 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4일 “북측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남 군대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제 할 바를 다해야 한다’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국제회의가 아니라 판문점 선언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불참 통보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과거보다는 완곡해진 ‘톤’으로 북한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북한에 서울안보대화 참석을 요청 한 것은 201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5년 서기국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과 결탁해 대결과 북침 핵전쟁 책동으로 평화를 엄중히 위협하는 남한이 안보대화를 벌여놓는 그 자체가 역겹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지난해와 재작년에 불참했지만 이번에 참석키로 했다. 지난해 서울안보대화엔 모두 40개국 국방 관료와 3개 국제기구 관계자가 참가했다.

이번 서울안보대화에선 ‘지속 가능한 평화 : 갈등에서 협력으로’라는 주제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뿐 아니라 해양, 사이버 분야 등 국제적인 안보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국방부 당국자는 “에너지 안보, 국제평화유지 활동, 폭력적 극단주의 예방, 인도적 지원 및 재난구호 등에 대해선 특별세션을 통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20여개 참가국과 양자회담을 열 예정이다. 또 우리 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와 아세안 국가들과 차관급 다자회의를 각각 열 예정이다. 오는 13일 개막식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정부 정책을 설명한다. 서울안보대화는 2012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력을 위해 출범해 매년 열려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