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피터 슈마이켈(56)이 최근 아쉬운 볼터치로 실점한 알리송 베커(리버풀·27)를 향해 “개의치 말고 지금 스타일을 고수하라”고 조언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낸 ‘맨유맨’이 ‘앙숙’ 리버풀 소속 선수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보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앞서 알리송은 1일(한국 시간)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후반 17분 무리하게 드리블을 하다 상대 선수에게 볼을 뺏겨 실점했다. 자신감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슈마이켈은 “누구나, 언제라도 볼을 놓칠 수 있다.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다. 경기장 어디에서 뛰고 있든 상관없이 말이다”고 격려했다. 알리송에 대해선 “아주 새로운 스타일이다. 감독이 기대하고 원하는 스타일”이라며 “발을 활용할 때 아주 편안함을 느끼고 빡빡한 구역에서도 볼을 잘 패스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그가 자신의 스타일과 타협하기 시작한다면 그건 최악”이라며 “지금 스타일을 편안하게 느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알리송은 다음 몇 달 간 압박감에 시달릴 것이다. 언론은 알리송이 하는 사소한 것들조차 주도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다. 알리송은 잘 대처해야 한다. 그게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슈마이켈은 자신이 현역으로 활약하던 시절 라이벌팀 리버풀에서 활약한 골키퍼 브루스 그로벨라를 예로 들었다. 1981년부터 1994년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한 그로벨라는 역동적인 세이브 동작으로 유명했던 선수다. 리버풀은 그로벨라가 골문을 지킨 1980년대에만 리그 우승 5회, FA컵과 리그컵 우승 3회,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기록했다.
슈마이켈은 “리버풀이 잉글랜드와 유럽에서 가장 잘 나가던 시기에는 정말 예능감 넘치는 골키퍼가 있었다. 그로벨라가 그런 선수였다. 절대 나오면 안 되는 상황에서 나와 크로스를 처리하려다 골을 내주기도 했다”며 “그러나 팀은 이를 알고 있었고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실수를 하고도 그로벨라는 그런 스타일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