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만큼 사야하는 명절 선물세트(?)…사조 임직원 사내판매 강요 논란

입력 2018-09-04 08:38

사조그룹이 명절 대목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세트 판매를 강요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직급별로 할당량은 다르지만 거의 연봉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제2의 남양유업식 밀어내기(사조그룹의 선물세트 직원 강제 판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엔 2018년 8월 현재 사조그룹은 10년 넘게 사조 임직원에게 명절선물센트를 강매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을 올린 게시자는 사조그룹의 추석 사내 판매(사판) 공지 내용을 공개했다. 공지엔 “매번 사판마다 힘든 수치지만 역동적으로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갔다”며 “올 추석 사판도 잘 진행되리라 굳게 믿겠다”고 쓰여 있다.

“2018년 사판 그룹 목표가 210억 원으로 책정됐다”고 명시된 공지엔 “역대 가장 많은 목표가 부여됐다. 각 계열사 담당자들은 8월20일부터 매일 17시까지 당일 실적을 집계해 알려달라. 그룹웨어를 통해 실적 공지를 20일부터 시작하겠다”고 안내하고 있다.

게시자는 “개인별 목표 판매량을 산정할 때 과장급이 대략 1500만원, 대리급이 대략 1000만원을 팔아야 겨우 목표량을 맞춘다”며 “과장급 연봉이 4000만원을 기준할 때 설,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과 연봉이 동일하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MBC도 사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조그룹이 사내 판매 목표를 210억 원으로 잡고 직원들에게 강매로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사조 관계자는 MBC에 “대리급이 1500만원이고 과장은 2000만원, 차장은 2500만원 정도 할당된다”며 “저희집에 사조 참치캔이 수북이 쌓여 1년 내내 그것만 먹는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선물센트를 싸게 사고 싶다는 직원들의 요청으로 10년 전부터 사내 판매를 시작했으며 목표를 못 채워도 불이익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조 관계자는 MBC에 “그룹사에서 계열사로 목표를 부여했지만 직원 개별로 목표 부여한 바는 없고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