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 한·일전에서 쐐기골을 넣은 황희찬이 자신과 관련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황희찬은 3일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별리그 키르기스스탄전 당시 이른바 ‘사포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상대 수비수와 일대일 상황이었고 그 뒤를 봤는데 뒷공간도 굉장히 많아서 제가 충분히 넘기고 돌파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성공을 못해서 많이 실망스러웠고 팬들도 안 좋게 보셨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키르기스스탄전 후반 18분 손흥민의 천금같은 발리슛으로 한국이 리드한 직후 황희찬은 발뒤꿈치로 공을 차 상대 선수 머리 위로 넘기는 기술인 ‘사포’(레인보우 플릭)를 시도했지만 매끄럽게 구사하지 못하면서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사포는 브라질의 슈퍼스타 네이마르 등이 즐겨 쓰는 고난도 기술인데 성공 가능성이 낮을뿐 아니라 상대 수비수의 불쾌감도 유발할 수 있어 일반 선수들은 잘 쓰지 않는다. 특히 황희찬이 조별리그에서 투박한 볼터치와 함께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에 미숙함을 드러낸 탓에 논란이 확산됐다.
황희찬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 후반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자신이 동료들에게 먼저 ‘내가 차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차겠다고 형들에게 물어봤고, 형들도 믿어줘서 자신있게 찰 수 있었다”며 “차는 순간 ‘여기서 못 넣으면 이민 가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다가 바로 자신감으로 바꿔 킥을 찼다”고 회상했다. 아시안게임 내내 사포 논란 뿐 아니라 상대 수비수에 대한 비매너 논란까지 겹친 와중에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내비친 대목이다. 반면 손흥민이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돌아서 있던 장면에 대해서는 “경기 끝나고 휴대전화로 보면서 알게 됐는데 섭섭했다. 나를 못 믿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직후 ‘상의 탈의’ 세리머니로 또한번 논란의 중심에 선 것에 대해서도 “팬들에게 ‘봐라’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면서 “저만의 자신감이고 정말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었다는 것에 대해 기쁜 마음과 자신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4강전에서는 경고가 다 없어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