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앞둔 벤투 감독 “러시아 월드컵 실패한 것 아냐”

입력 2018-09-03 18:03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16강 진출에 실패한 러시아 월드컵을 실패가 아니라 규정하고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AFC 아시안컵에서 성과를 낼 것을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3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못했거나 절망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두 경기도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실패한 대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은 “전술적으로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훈련을 통해 수비, 공격 등 부분 전술을 조금씩 바꿀 것”이라며 “기존 한국 대표팀은 적극성, 강렬함, 정신력 등이 좋았다. 이를 유지해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큰 틀에서의 전술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팀을 운영하겠다는 발언으로 보인다.

아울러 벤투 감독은 “멀리 내다봐야 한다. 당장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월드컵 예선을 무난히 통과해야 한다”며 “그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이번에 최대한 해볼 것이다. 짧은 시간 준비를 해야 하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표팀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토트넘), 조현우(대구 FC), 황의조(감바오사카), 김민재(전북), 황희찬(함부르크), 이승우(베로나), 황인범(아산무궁화), 김문환(부산) 등 8명의 멤버가 포함됐다. 이들은 4일 파주 NFC에 입소한다.

벤투 감독은 이들에 대해 “피지컬 컨디션을 확인해 분석할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금메달을 따고 왔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팀은 오는 7일과 11일 코스타리카, 칠레와 안방에서 A매치를 갖는다. ‘포스트 히딩크’를 꿈꾸며 한국 축구대표팀에 부임했던 코엘류,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슈틸리케 감독들은 이미 ‘독이 든 성배’ 한국 대표팀 감독의 쓴맛을 봤다. 외국인 감독들의 무덤이라 불릴 만하다.

데뷔전을 치르는 벤투 감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좋은 기운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AFC 아시안컵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