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단일팀이 재회를 기약하며 해산했다. 단일팀을 총괄한 이문규 감독은 “참 좋은 선수들이 왔다 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감독은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떠나면서 만난 기자들에게 “(남북 선수들이) 한 달하고 이틀 정도를 함께 밥을 먹고 운동했다. 10월에 통일농구가 예정돼 있다. 다시 만날 수 있어 슬픔이 덜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북은 지난 7월 평양에서 열었던 통일농구대회의 다음달 서울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단일팀은 이날 점심식사에서 마지막으로 둘러앉아 작별을 고했다. 아시안게임 전후 한 달여를 합숙하면서 쌓인 정을 확인했고, 서로를 기억할 수 있는 소지품을 교환했다. 선수 모두의 서명을 담은 유니폼을 한 장씩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선수촌을 떠나면서 정성심(북측) 코치의 등을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하숙례(남측) 코치는 그 옆에서 정 코치의 손을 맞잡았다. 단일팀의 주장 임영희(남측)는 말없이 선수들의 등을 하나하나 두드렸다. 남측 선수들은 그렇게 먼저 출발한 북측 선수들을 배웅했다. 이제 다시 둘로 나뉜 단일팀의 최종 목적지는 휴전선 남·북으로 엇갈렸다.
단일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에 65대 71로 졌다. 비록 졌지만 아시아 최강 중국을 상대로 2쿼터까지 리드할 만큼 단일팀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다.
단일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지난 한 달은 기억에 남는 순간을 하나로 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했다. 이 감독은 한 달의 시간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간 듯 눈시울을 붉혔다. 헤어진 정 코치를 향해 “많은 힘을 써줬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김철오 기자,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