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목숨 살린 미숙아가 동료로… ‘뜻밖의 재회’ 한 간호사

입력 2018-09-03 16:30 수정 2018-09-03 16:40
데일리메일 보도화면 캡처

28년 전 간호사와 미숙아로 만난 두 사람이 동료로 재회한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이 특별한 인연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어린이 병원에서 32년간 간호사로 근무한 빌마 웡(54)과 갓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신참 의사 브랜든 세미테이도어(28)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8년 전인 1990년 4월 브랜든이 태어났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랜든은 임신 29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였다. 당시 병동 간호사였던 웡은 한없이 약하게 태어난 브랜든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한달 간 웡의 품에서 자라던 브랜든은 건강하게 퇴원했다.

데일리메일 보도화면 캡처

그로부터 28년 후, 건장한 청년이 된 브랜든은 의사가 돼 자신이 태어난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쭉 같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웡은 새로 팀에 합류한 의사 브랜든을 처음 본 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웡은 “브랜든이 팀에 합류해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누군지 물었고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매우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웡은 그 자리에서 브랜든의 성을 물었다. 이어 브랜든의 아버지가 경찰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혹시 아버지의 직업이 경찰이냐”고 질문했다.

데일리메일 보도화면 캡처

브랜든 역시 웡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을 간호해준 웡에 대한 이야기를 어머니로부터 자주 들었다고 전했다. 또 어린 브랜든이 웡에게 안겨있는 사진을 어머니가 보관해왔기 때문에 희미하게나마 웡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몇 마디 대화 끝에 28년 전 맺어진 인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웡은 “나는 간호사로서의 내 일을 사랑한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줬다는 건 매우 운이 좋은 일”이라며 “브랜든을 다시 만난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브랜든은 “그녀는 무한한 헌신과 사랑을 보여줬다. 거의 30년 전 환자의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환자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웡이 내 이름을 알아차렸을 때 나 역시 옛날 사진 속 웡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을 담은 이야기는 병원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공개와 함께 약 3만건의 ‘좋아요’를 받으며 훈훈함을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인디펜던트 등 외신도 이 사연을 소개하며 이들의 만남을 축하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