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집창촌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자활 지원을 위한 조례 시행규칙의 17일 공포를 앞두고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달 들어서도 반대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3일 집창촌 종사자가 ‘탈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구청에 제출하면 1년간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는 ‘성매매 피해자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을 17일 공포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시행규칙에는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조례가 처음 알려진 이후 불붙은 반대 여론은 시행규칙 공포가 확정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다시 거세지고 있다. 성매매 종사자가 지원금을 수령했음에도 계획 불이행시 지원금은 즉시 회수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지만 특혜성 지원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자신을 17세 고교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의 반대 청원 등 조례 공포 소식이 전해진 2일부터 10여 건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성매매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이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정작 도움이 절실한 소외계층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이유에서 조례 시행을 반대했다.
젊은층에서 공감을 얻고 있는 ‘공부의 신’ 강성태씨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1일 올라온 영상에서 강씨는 “성매매 여성에게 1인당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는 조례가 인천시에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미 대구 아산 전주에서는 조례가 개정됐고, 수원시와 서울 성북구도 추진 중”이라며 “성매매 안 하고 정직하게 알바 뛰고 빚 갚고 생활비, 학비 버는 학생들은 뭐가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씨는 이어 “현재 성매매는 그 자체가 불법이고 탈세인데 이건 마치 사고치고 공부 안하는 학생들에게 돈 주고, 명문대 합격 시켜주고, 공무원 시켜주는 거랑 뭐가 다른 거냐”고 덧붙였다.
강씨는 그러면서 “요즘 학생들은 정말 힘든 삶을 산다. 힘들어도 알바하고 고시원에서 새우잠 자면서 열심히 일한다”며 “제가 ‘그래도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날 올 거야' '우리 노력하면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고 다니는데, 이제는 성실하게 애쓰는 친구들한테 이런 말하는 게 미안할 지경이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반대 여론에도 미추홀구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성매매 중단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미추홀구에 따르면 현재 지원 대상은 40여명 정도다. 집창촌 폐쇄로 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 성매매를 이어가는 것을 근절할 목적이라는 것이다.
한편, 집창촌 옐로하우스가 철거되면 토지 소유주 등으로 구성된 지역주택조합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