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는 5일 대북특사단의 평양 파견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안고 간다”고 밝혔다. 북·미 관계가 교착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흔들림없는 남북 관계를 바탕으로 북·미 양측이 6·12 합의를 이행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임 실장은 특사단의 방북을 이틀 앞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특사단을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사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 일정을 확정하고 오기를 기대한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조기 방북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진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실장은 “냉엄한 외교 현실의 세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인내와 동의없이 시대사적 전환을 이룬다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며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전례 없이 강력하고 긴밀하게 미국과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적었다.
임 실장은 다만 “하지만 지난 1년여, 결국 내일을 바꾸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임을 새삼 깨우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내일은 다르게 시작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의 발언은 북·미관계의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며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특사단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5일 오전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