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28)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8)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의 단 한 번의 출전으로 그렇게 소원하던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된 것이다. 문신 파동에 이어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상무와 경찰청 입단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며 얻어낸 산물이다. 그것도 실업야구 선수 위주로 구성된 대만과 사회인야구 리그 선수로 엔트리를 채운 일본과 겨룬 결과다. 이들 두 선수는 이마저도 존재감이 없었다. 아시안게임이 병역 면탈 통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사례다.
그러기에 정정당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병역 혜택을 보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더 이상 나와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선 자원 입대 기자회견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체육회장이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남자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기존 병역 혜택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서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병역법 시행령에는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1위(금메달)로 입상한 사람을 체육요원으로 편입하도록 되어 있다. 체육요원은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년 동안 메달 딴 종목에서 활동하면 병역을 마친 것으로 인정한다고도 되어 있다.
만약 야구계에도 마일리지 제도가 도입된다면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회성 대회 참가만으로 병역을 면탈받는 악습을 없앨 수 있다. 또 많은 대회에 참가해야 마일리지가 쌓이기에 시즌 중인 프로 선수들의 참여가 쉽지 않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고사 위기인 대학 야구를 구할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축구 종목처럼 야구계 스스로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에는 나이 제한을 두고 선발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구단 별로 나눠먹기식 대표 선발 방식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일부 선수들의 ‘병역 면탈 금메달’에 분노하고 있는 야구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