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딸로선 최초로 장교로 복무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28)씨가 또다시 재벌가 자녀들과 다른 행보를 보여 찬사를 받고 있다.
3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7월 중국 투자회사인 홍이투자(Hony Capital)에 입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팀에서 근무이다. 재벌가 자녀 대부분 그룹내 계열사에 입사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왔지만 최씨는 SK그룹이 아닌 해외 회사에 취업한 것이다.
홍이투자는 업계에서 10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 최대 PC 제조사 레노버의 최대주주인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다.
지난해 11월 해군장교에서 전역한 최씨는 한동안 중국에 머물머 거취를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중국 투자회사에 입사한 것은 중고교와 대학교를 중국에서 졸업한 것과 관련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 인민대 부속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 경영대에서 M&A, 투자분석을 전공했다.
최씨는 베이징대학 재학 대학 시절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을 정도로 자립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장교 지원 과정 또한 스스로 결심한 뒤 가족들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재벌가 자제들이 어린 나이에 고위 임원을 맡아 경영수업을 받는 것과 달리 여성으로서 군 장교를 지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자제들의 병역 면제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씨는 임관 직후 3개월 동안 초등군사반·보직정 교육을 받은 후 2015년 청해부대 19진에 소속돼 아덴만에 파견된 데 이어 작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방어하는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