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가 중국의 금메달로 마무리됐지만, 최고의 선수는 역시 한국의 김연경인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스파이크 116득점, 블로킹 14득점, 서브에이스 10득점 등으로 총 140득점을 해낸 것으로 집계됐다. 독보적인 1위다. 김연경과 최고 자리를 다툰다는 중국의 주 팅이 김연경과 한참 차이가 나는 116득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주 팅은 스파이크의 효율 측면에서는 53.25%를 기록, 김연경(34.08%)에 앞섰다. 하지만 김연경은 무려 267회의 스파이크를 시도했고, 주팅은 그보다 100회가량 적은 169회의 스파이크를 시도했다는 차이가 있다. 도맡아 공격을 시도한 김연경은 체력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차해원 감독은 “김연경 선수에게만 공이 올라왔다”며 안타까워했었다.
김연경의 가치는 수비 기여도에서도 드러난다. 서브 리시브가 세터에게 정확히 연결된 지표를 따지는 리시브 성공률 부문에서 김연경은 51.67%를 기록, 이번 대회 참가 선수 가운데 전체 2위에 올랐다. 1위는 한국의 리베로 임명옥(52.50%)이다. 김연경은 세트마다 2.33개의 디그를 기록해 이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역시 1위는 임명옥(세트당 2.78개)이다. 공격에 집중하는 주 팅의 경우 리시브 성공률이나 디그에서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직전 “연금을 늘리겠다”는 익살스러운 말로 금메달에 대한 각오를 밝혔었다. 게임에 들어가서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지난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김연경은 공격을 블로킹당하자 네트 기둥을 주먹으로 때리며 분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메달 결정전이 있으므로 빨리 추스르겠다”며 씩씩하게 믹스트존을 떠났던 그는 지난 1일 동메달 결정전 일본과의 경기 이후엔 결국 눈물을 보였다. 김연경은 이날도 홀로 32득점으로 동메달을 책임졌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