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은 불신앙의 극치, 이제라도 세습 철회하라”

입력 2018-09-02 18:00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대물림과 관련,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서울노회(노회장 서정오 동숭교회 목사)가 세습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노회는 남대문교회, 무학교회, 새문안교회, 연동교회, 영락교회 등 교단 내 오랜 전통과 대표성을 지닌 교회들이 모여 있는 노회다.

서울노회는 지난 3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담임목사직 세습을 금지한 2013년 제98회 총회 결의는 교회가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의 발로였다”며 “870대 81의 압도적 표차로 결의되고 헌법에 명시된 담임목사직 세습 금지를 명성교회가 보란 듯이 비웃으며 부자 세습을 불법적 방법으로 강행한 것은 총회와 본 교단 소속교회 전체와 한국교회를 일시에 능멸한 폭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행태를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께 욕을 돌리는 도발이며 만행이라고 규정한다”며 “그들의 세습 강행은 바로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오만과 불순종과 불신앙의 극치를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우리의 무력함을 자복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용서의 은혜를 간구한다”며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명성교회는) 부디 속히 세습을 철회하고 본 교단과 한국교회 앞에 사죄하며 모든 문제의 해결을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제103회 총회는 마땅히 이들의 판결을 단호하게 거부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할 것”이라며 “이제 총회는 총회가 갖고 있는 모든 권리와 방법으로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하고 총회의 권위에 순복할 것을 명령하며, 그 명령에 순복하지 않을 경우 지체 없이 그 교회와 담임목사를 비롯한 당회원 전원을 출교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노회에 앞서 순천노회 광주노회 전남노회 등이 반대 입장을 천명했고, 신학생과 선교사들의 반대 성명도 잇따라 나왔다. 또 명성교회 세습반대 공동서명 프로젝트에는 2일 오후 4시 7분 현재 905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3일로 예정된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목회자대회’ 와 관련, 총회 유지재단이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 사용을 불허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근복 대회준비위원장은 2일 “총회 유지재단이 사과하고 대강당을 열지 않는 한 기념관 앞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