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71) 바른미래당 신임 당대표는 정치 인생 26년 동안 2번의 당대표, 3번의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4선 국회의원,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두루 경험했다. 이번에 바른미래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당대표 경력을 3번으로 늘렸다.
손 신임 대표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계에 입문했다. 민자당 후보로 경기 광명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당적을 6차례 바꾸며 정치 여정을 이어갔다. 그가 거친 정당은 민자당,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으로 보수 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진보와 중도를 오갔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오랫동안 따라붙었지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 전문가’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아 왔다.
손 대표의 화려한 정치 이력을 보면 이렇다. 93년 경기 광명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광명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96~97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도전했으나 이명박, 박근혜와 삼파전에서 밀리며 탈당했다.
손 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겨 대권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패했다. 보수정당에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지만 당대표를 맡은 것은 민주당에서였다. 2008년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로 총선을 이끌었다. 이 때 서울 종로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게 패하며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했다.
칩거 2년 만에 손 대표는 민주당 당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 참패해 위기에 빠진 민주당에 당대표로 돌아왔다. 2011년 4월 재보선 선거에서 경기도 분당을에 출마해 당선되며 4선에 성공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당시 문재인 후보에 밀리며 대권 도전에서 또 다시 좌절을 맛봤다.
대권 도전에 실패한 뒤 손 대표는 다시 칩거에 들어갔는데 이번엔 독일이었다. 8개월 간 연수 생활을 마친 뒤 2014년 7월 경기 수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섰으나 떨어지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3번째 칩거는 전남 강진 백련사 뒷산 토굴에서였다. 2년여 동안 정치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낸 그는 2016년 10월 다시 정계로 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이듬해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도전했으나 안철수 전 의원에게 패하며 대권 도전에 또 다시 실패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뒤에는 정치 2선으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중심에 섰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