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CD 레가네스와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서 4대 1로 승리를 거뒀다. 리그 3연승, 쾌조의 출발이다. 가레스 베일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레알은 이후 카림 벤제마의 멀티골과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넣으며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레알의 공격진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들 역시 많았다. 매 시즌 50골 이상을 득점하며 레알에 머무는 시간 동안 438경기에 출전해 451골을 기록한 호날두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소문만 무성한 채 정상급 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팬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기우였다.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벤투스로 떠나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빈자리가 현재까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레알은 앞선 리그 3경기에서 무려 10골을 기록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베일과 벤제마의 활약이 돋보였다. 벤제마는 2경기 연속 멀티골을 터뜨렸고 베일 역시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베일은 프리시즌 4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을 기록한 쾌조의 골 감각을 리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슈팅 역시 더욱 과감해졌다. 세리에A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호날두가 아직까지 데뷔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벤제마의 부활이 인상적이다. 벤제마는 지난 시즌 레알 입단 후 프리메라리가 32경기 5골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장점이었던 크로스와 연계 플레이 역시 예전과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3경기 만에 4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자신이 레알에서 십년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증명했다. 최전방뿐만 아니라 양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수비의 시선을 끌고 정확한 패스를 뿌렸다. 전성기 시절 보였던 자신만의 장점이 고스란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레알은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구단 유스 출신인 보르하 마요랄을 레반테로 임대이적 시켰다. 지난여름 출전시간 보장을 위해 조용히 팀을 떠났던 마리아노 디아스를 리옹에서 재영입 했기 때문인데, 이는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벤제마를 굳건히 신뢰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통 스트라이커의 9번 포지션에 위치할 선수는 벤제마와 마요랄 뿐이었다. 그리고 벤제마는 연속 득점포를 터뜨리며 로페테기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 7일 이탈리아 AS로마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선수 한 명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새로운 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의 말대로 현재까지 레알은 더욱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아냄과 동시에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호날두 없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