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는 주장 손흥민의 헌신과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골 욕심보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고,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 1대 2 충격패 등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될 때마다 주장으로서 쓴소리를 해가며 어린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이끌었다.
1일 일본전 승리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우승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해 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잔소리, 나쁜 소리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부정적으로 안 받아들이고 ‘내가 해야하는구나’라는 걸 알아줬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응원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많은 국민들이 각자 일처럼 걱정해주고 응원해주셨다. 국민들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며 “금메달은 내 것이 아닌 국민들의 금메달”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후배들이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한국 축구에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금메달 땄다고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라’고 이야기했다”며 “선수들도 잘 이해했다”고 전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 축구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질문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헌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라며 “나부터 그러겠지만 모두가 희생해야 한다. 많은 팬들이 긍정적으로 보시는데 배신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향후 유럽에서 통할 선수가 있느냐고 묻자 “내가 봤을 땐 충분히 그런 선수가 많다. 현재 유럽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며 “빨리 유럽에 나가서 시도했으면 좋겠다. 두려워하지 말고 겁내지 말고 일단 부딪히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치비농=이경원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