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이후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1일 대만 중앙사 등에 따르면 대만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가오슝에서 사형수 리훙지(李宖基)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리훙지는 2014년 4월 2명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 앞에서 칼로 전처를 살해한 뒤 당시 6살 난 딸을 데리고 도주해 동반 자살을 시도했고, 딸을 죽었지만 자신은 살아났다. 2016년 12월 대만 대법원은 리훙지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번 사형 집행은 2016년 5월 흉기 난동을 벌여 무고한 시민 4명을 살해하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정제(鄭捷)의 사형을 집행한 후 2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만에는 42명의 사형수가 남아 있으며, 대만 인권단체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국제엠네스티는 1977년부터 전세계에서 사형제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1998년부터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사형 선고를 받고, 전세계 엠네스티에서 사형을 막기 위해 편지를 썼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후 직접 사형제 폐지 대사를 하기도 했다.
국제엠네스티가 발표한 2017 연례 사형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23개국의 사형집행 건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5년 최대 수치였던 1634건에 비해 2017년에는 최소 993건으로 39% 감소했다. 다만 중국과 북한의 사형 집행·선고 건수는 관련 통계가 국가기밀로 분류돼 있어 이번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최근 기니와 몽골이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을 폐지하면서 지난해 완전 사형폐지국은 106개국으로 기록됐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