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우릴 웃게하고 철렁하게 만들었다”

입력 2018-09-01 20:38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5번 타자 안치홍(KIA 타이거즈)이 때론 우리 모두를 웃게하고 때론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안치홍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회말 1사 만루에서 좌익수 앞 1루타로 2타점을 뽑아냈다.

1번 타자 이정후와 2번 타자가 연이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3번 타자 김재환의 중견수 앞 안타로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4번타자 박병호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1사 상황이 됐다.

찬스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안치홍이 일본 선발 투수 왼손 도미야마 료가의 초구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반대로 2회초엔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선두 타자 쯔지노가 투수 땅볼 아웃된 1사 상황에서 7번타자 모리시타의 불규칙 타구를 옆으로 빠뜨리며 실책을 기록했다.

다행히 선발 투수 양현종이 8번타자 키나미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9번타자 아오야기를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으며 안치홍을 구해냈다.

5회초 일본 공격 상황에서 첫 타자 모리시타의 타구를 안치홍이 또 옆으로 빠뜨렸다. 2회초와 똑같은 모리시타였다. 이번에도 구원자는 KIA 타이거즈 팀 동료 양현종이었다. 8번타자 키나미가 친 볼이 공교롭게도 안치홍에게 날라갔고, 가슴으로 막은 뒤 유격수 김하성에게 토스해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양현종은 9번타자 아오야기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종료했다.

8회초 일본 공격에선 안치홍이 팀을 구해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이번에도 모리시타였다. 7번타자 모리시타가 친 타구가 안치홍 옆으로 빠져나가는 순간 몸을 날려 잡아내 재빨리 1루수 박병호에게 송구해 아웃시켰다. 만약 이 공이 빠져나갔다면 일본의 기세를 살려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안치홍은 일본전에서 4타수 1안타 2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 양현종이 호투 속에 안치홍이 우리 모두를 기분좋게 들썩이게 한 하루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