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문턱에서 이란에 일격을 당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난 허재호(號)가 대만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동메달결정전 전반을 마친 현재 대만을 12점차로 크게 앞서는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라건아가 골밑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농구 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45대 33의 스코어로 2쿼터를 마무리했다. 라건아가 전반에만 20득점 9리바운드로 코트를 장악했다. 라건아는 이날 가로채기를 한 뒤 직접 상대 진영으로 볼을 몰고 올라가 1인 속공을 성공시키는 모습도 보여줬다.
초반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대만에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 오픈 3점슛을 내주며 0-5로 끌려가자 허재 감독은 바로 타임아웃을 불렀다. 이후 수비를 정비한 한국은 김선형의 3점슛을 첫 득점으로 조금씩 대만과의 점수차를 줄여갔다. 라건아가 이정현의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인정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는 3점 플레이를 펼치면서, 한국은 10-9로 첫 리드를 잡았다. 허일영 대신 교체 투입된 전준범이 잇따라 3점슛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리드 폭을 두 자릿수 점수차로 넓혔다.
김선형은 비하인드 백 드리블에 이은 레이업 슛을 시도하다 상대 선수와 부딪혀 쓰러졌다. 1쿼터 종료까지 4분32초를 남긴 시점에 박찬희와 교체됐다. 갑자기 투입된 박찬희는 감각적인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도우며 8분여간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무릎을 잡고 통증을 호소해 우려를 낳던 김선형은 2쿼터 종료까지 6분여를 남기고 코트에 돌아왔다. 김선형은 특유의 화려한 드리블과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부상 우려를 불식시켰다.
2쿼터 막판에는 리우 쳉을 중심으로 대만의 외곽슛 득점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도 화력 농구로 맞섰다. 허웅은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 있게 돌파해 리버스 레이업 득점을 해냈다. 허웅은 깨끗하게 3점슛을 성공시키는 모습도 보여줬다.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터라 맥이 바질 수 있는 동메달 결정전이지만 선수들은 투지 있는 모습으로 게임에 임하고 있다. 전준범은 리우 쳉의 점프슛을 깨끗하게 블로킹하고도 파울이 불리자 펄쩍 뛰며 크게 아쉬워했다. 대만 선수들도 광고판을 넘어뜨리며 쓰러질 정도로 코트를 넓게 쓰며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2쿼터 마지막 공격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4초를 남긴 상황, 김선형이 쏜살같은 드리블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골밑의 라건아에게 볼을 연결했다. 텅빈 골밑에서 패스를 받은 라건아가 투핸드 덩크슛을 터뜨리면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