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1일 오후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일본이다. 지난달 30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5-1로 이긴 바 있다. 또 엔트리 24명이 사회인리그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투타 모두 한국이 앞서 있다. 금메달에 가까이 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금메달보다도, 야구대표팀의 3연속 우승보다도 관심을 더욱 끄는 것은 병역 문제다. 야구 대표팀에는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않은 선수 9명이 포함돼 있다.
팀별로 보면 넥센 히어로즈가 투수 최원태(21), 유격수 김하성(23), 외야수 이정후(20) 등 3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두산 베어스로 투수 함덕주(23) 박치국(20)이 포함돼 있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도 투수 최충연(21), 외야수 박해민(28) 등 같은 2명이다. 그 밖에 NC 다이노스 박민우(25), LG 트윈스 오지환(28)이 엔트리에 들어 있다.
이정후가 21타수 10안타를 기록했고, 김하성도 일본전에서 선취 결승 홈런을 쳤다. 함덕주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박치국, 최충연도 금메달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 9명은 금메달을 딸 경우 4주 군사훈련만으로 병역을 마친 것으로 간주받는다. 프로 소속팀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이들 9명의 나이를 보면 2년 가까이 군 부대에서 생활하고 있을 나이 우리 사회의 보통 젊은이들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다만 박해민과 오지환은 보통 젊은이들의 나이보다 많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경찰청과 상무 야구단 입단을 스스로 포기한 그들이다.1990년생 이들 두 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 병역법 시행령 조항을 보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경우 체육요원으로 편입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병역 혜택 논란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데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28세로 현역 입대 위기에 몰렸던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당시 팀 후배 안치홍을 제치고 대표팀에 뽑혀 논란이 됐됐다. 금메달 이후 나지완은 그해 팔꿈치 부상을 참고 시즌을 소화했다는 소회를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구단별 배분이 암묵적으로 이뤄졌다는 강한 의혹을 일기도 했다.
더구나 일본의 경우 프로 선수가 아닌 사회인리그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했다. 대만 또한 실업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 대한민국만 유독 프로야구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 금메달에 목을 매달고 있는 것이다. 상대팀이 약한 탓에 아시안게임이 손쉽게 병역을 면탈할 수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대표팀 구성부터 금메달을 목전에 둔 지금까지 ‘은메달’을 기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줄지 않고 있다. 불공정한 룰속에 따낸 금메달이 과연 국위선양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인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금메달이 병역 기피 논란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떳떳하지 못한 금메달은 두고두고 논란 거리를 만들 것이다. ‘병역의, 병역에 의한, 병역을 위한’ 아시안게임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병역 혜택만을 노리고 프로야구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파견하는 선발 방식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또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중단한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아시안게임은 아마추어게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