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청이 대형 싱크홀 발생으로 아파트 주민이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지기 열흘 전부터 주민들이 이상 징후가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금천구청은 초기 안전진단 결과 아파트 건물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불안하다며 입주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1일 오전 4시30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공사장 사이에 가로 30m, 세로 10m 직사각형 모양의 땅이 6m가량 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담장이 무너져 지상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4대가 파손됐고 아파트 주민 2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금천구청은 같은 날 오후 6시 기자회견을 열고 “싱크홀이라기 보다 흙막이 붕괴에 따른 토사유출로 다시 무너질 가능성은 90%이상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구청은 또 “외부에서 흙을 가져와 쌓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흙막이 벽채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이후 건물에 대한 영향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청장 명으로 공사를 중지했고 입주자 대표와 협의해 정밀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고 한 구청은 “임시복구 작업은 1~2달 소요될 것이며 이후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주민들은 “아파트 주차장에 균열이 있다는 민원을 22일부터 구청장에게 보냈다”며 크게 반발했다. 아울러 입주자 대표회의는 ‘위험요소 파악 및 공사중단 요청 민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민원은 21일 구청에 접수한 것으로 공사 현장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지반 갈라짐’ ‘침하우려’ 등을 지적하며 원인 조사와 공사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구청은 사고가 발행하기 전날까지 주민들이 민원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서가 건축과로 전달된 시점은 민원 제출 9일이 지난 30일 오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