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마지막 AG인 선수들 많았다… 너무 아쉽다”

입력 2018-08-31 21:46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이 3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4강전 태국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실패한 뒤 양손을 머리 위에 얹고 아쉬워하고 있다. 김연경은 4세트 도중 상대의 블로킹에 공격을 차단당하자 네트 기둥을 주먹으로 치며 분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31일 한국과 태국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준결승전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 경기장. 태국에게 세트스코어 1대 3으로 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 한국 선수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아무런 말 없이 빠져나갔다. 부상 투혼을 발휘했던 맏언니 이효희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이었다.

김연경만이 믹스트존에 잠깐 멈춰 취재진 앞에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5세트까지 끌고 갈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겨우 말했다. 한국은 1, 2세트를 내리 내준 뒤 3세트를 따냈고, 4세트에서도 분위기가 좋았다. 김연경은 동료들이 몸을 던져 살려낸 볼을 어떻게든 내리꽂겠다는 의지로 여러 차례 스파이크를 성공했었다. 그러다 블로킹을 당해 실점을 허용하자 네트 기둥을 주먹으로 강하게 때리며 분통해 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장기적인 계획에서는 우리가 태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연경은 “태국은 4년 전부터 어린 선수들과 (팀 구성을) 조화롭게 만들었는데, 우리는 경기를 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30세를 넘긴 선수들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패배의 원인 가운데에는 한국 배구 대표팀의 육성 시스템도 있다는, 뼈아픈 자성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김연경은 “바로 지금이다”고 답했다. 그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수도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결승까지 가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가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바로 또 동메달 결정전이기 때문에 빨리 추스르겠다”며 믹스트존을 떠났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