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좋지만 상황 바뀔 수 있다”

입력 2018-08-31 17:07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지만,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나는 전 세계 누구보다 인내심이 강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좋은(good) 관계를 맺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미사일이나 로켓을 시험발사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억류자를 되찾았고 핵실험도 없었다. 이건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핵미사일 실험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북한은 지난 5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차 방북 이후 억류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했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6·12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6·25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는 가시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번째 방북 일정도 갑자기 취소됐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 전문가들은 “‘빈손 회담’을 예감한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일정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이 현재는 교착 상태이지만 양국 관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지만 그것이 불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realDonaldTrump)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전날인 지난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문에는 “북한은 미국과 대규모 무역 전쟁 중인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에 상당한 원조를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은 (비핵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미국을 비난했다. 매체는 “미국이 대화의 막 뒤에서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적대행위를 감행하고 있다. 대화와 전쟁책동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대화를 떠들면서도 초보적인 신뢰 조성을 위해 손톱만큼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 비핵화’라는 요구만을 집요하게 들고 나오고 있다. 후안무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