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추석 전에 돌아온다…정계 복귀 ‘가시밭길’

입력 2018-09-01 04:00

6·13 지방선거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났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추석 전 귀국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정치 복귀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페이스북 정치 중단’ 선언은 효력을 잃었고, 사실상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 전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 “경제에 좌파이념을 추가한 정부가 성공한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더 이상 파국이 오기 전에 새로운 경제정책을 세워야 할 때”라며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앞서 28일에도 페이스북에 “정치는 프레임 전쟁”이라며 “다음 총선 때는 연방제 통일 프레임이 등장할 수도 있으므로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보수 지지층들을 독려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사망 직후 ‘자살이 미화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홍 전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주로 진보 진영을 겨냥한 것들이다. 문재인정부를 좌파로 비판하며 그 대척점에 자신을 자리매김하는 전형적인 진영 정치 수법이다. 때문에 홍 전 대표가 이르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한국당 전당대회에 나서거나, 이후 다음 총선과 대선을 주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전망들이 많다.

홍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홍 전 대표가) 추석 전에 돌아오는 것은 분명하다. 일단 (홍 전 대표가) 돌아와 봐야 역할을 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홍 전 대표의 정치 복귀와 당권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패배 전력이다. 한국당의 한 비대위원은 “홍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경우 선거 패배 등 책임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막말’ 이미지로 선거를 망쳤다는 책임론이 홍 전 대표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다. 한 중진 의원은 “홍 전 대표는 막말로 보수의 위신을 떨어뜨린 주범인데 이제 와서 누가 홍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태겠느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의 등판을 막기 위해 ‘당 대표 중임금지 조항’을 당헌·당규에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비대위 관계자는 “특정인을 겨냥해 당 대표 중임금지 조항을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점도 홍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홍 전 대표가 재등판할 경우 과거 홍 전 대표로부터 ‘바퀴벌레’ ‘연탄가스’ 등의 비난을 들었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대대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결국 보수의 대표는 나밖에 없다’는 자기 확신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지는 불투명하지만, 21대 총선과 차기 대선을 목표로 움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