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퇴진 장관들에게 파월 장관을 언급한 이유

입력 2018-08-31 15:16 수정 2018-08-31 16:35

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으로 물러나는 장관들을 청와대 관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하고,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문 대통령이 30일 관저로 물러나는 장관들을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며 “그간 애쓴 장관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만찬에는 송영무 국방·김영주 고용노동·백운규 산업통상자원·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장관들은 “후임 장관 후보자들이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취임할 때까지 마지막까지 장관으로서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 동안 개각 발표가 있으면 물러나는 장관들이 업무를 보기가 민망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경향이 있었고, 주로 차관들이 장관을 대행하면서 차관 중심으로 부처가 돌아갔다”며 “심지어 과거 어느 장관은 개각 발표 직후 후임 장관이 오기 전에 이임식을 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모인 장관들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청문회가 오래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미덕을 새로운 관행으로 만들어보자는 결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사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2004~2005년 당시 미국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로 바뀌었는데, 그 기간이 한 두달 걸렸다. (개각 발표 부터 최종 임명까지) 우리나라 (장관들은) 체념도 좀 있고 해서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가 많지만, 파월 장관은 마지막까지 장관으로서의 업무를 보면서 유럽과 모로코 이런 곳을 방문하더라. 그때 참 보기가 좋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라이스 장관은 2004년 11월 지명된 뒤 이듬해 1월 상원 청문회에서 인준을 받았다. 파월 장관은 그때까지 정상적인 업무를 보면서 인준 이틀 뒤 이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