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세종병원 이명묵 원장과 허인 국미은행장 등이 심장병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캄보디아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심석희 KB금융그룹 후원 선수, 김필수 한국구세군 사령관, 박수진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이명묵 세종병원 원장. 세종병원 제공
혜원의료재단(이사장 박진식) 세종병원은 30일 캄보디아 심장병어린이 의료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금융감독원(원장 윤석헌), KB국민은행(은행장 허인),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 등이 후원한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10명을 성공적으로 치료, 새 생명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내한한 이들은 다음 달 5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동안 각종 신체검사에 이어 심장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모두 건강을 회복했다.
이들 중 쏨낭(4) 군은 자신보다 먼저 태어난 형을 심장병으로 먼저 하늘로 보내고 1년 뒤에 태어났다. 쏨낭이 출산된 지 15일 째 되던 날에 몸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는데 형과 동일한 심장병 진단을 받게 되었다.
4살이지만 동년배들보다 체격이 작고 혼자서 걷지 못한다. 언어능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늦어 부모와 대화가 힘든 상태로 부모가 항상 옆에 있지 않으면 생활이 어렵다.
수술받기 전까지 걷고 싶은 의지가 없어 발목에 힘을 주지 않은 채로 생활했으며 주로 부모에게 안기거나 무언가를 의지해서 움직여야 했다.
쏨낭의 가정은 작은 농사를 지으며 1년 동안 자급자족할 분량만큼 지낼 수 있지만 별다른 수입이 없어 그 외 시간 동안 일용 근로를 통해 하루에 7달러씩 벌고 있다. 주로 건축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을 때는 무직 상태로 지내야 한다.
쏨낭의 어머니는 “첫째 아이를 심장병으로 먼저 보내고 둘째 아이가 심장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힘들었다. 수술을 통해 고쳐주고 싶었지만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며 “이번 수술을 통해 쏨낭에게 걷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어꾼 쯔란)”고 전했다.
쏨낭 군은 출국에 앞서 4일 다른 아이들과 야외 나들이에 나선다. 63빌딩 수족관에서 처음 보는 물고기들을 구경하고 뷔페식당에서 만찬을 즐기면서 수술 성공과 건강회복을 자축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캄보디아심장병사업은 금융감독원, KB국민은행, 한국구세군이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들을 초청하여 무료수술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2012년 시작해 지금까지 6년 여 동안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76명이 세종병원서 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금융감독원과 KB국민은행은 수술비를 지원하고, 한국구세군과 세종병원 의료진이 대상자를 선별하고 수술 치료까지 책임지은 형식으로 업무를 분장하고 있다.
한편 세종병원은 1982년 개원 이후부터 나눔의료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국내 선천성 어린이 1만3000여 명, 해외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1400여 명을 무료로 수술해줬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