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구직난’, 중소기업은 ‘구인난’…68.7% ‘인력부족’ 호소

입력 2018-08-31 11:40 수정 2018-08-31 11:46

최악의 청년 ‘취업난’ 속에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대표이사 윤병준이)가 31일 발표한 ‘중소기업 인력실태 현황’에 따르면 300명 미만 국내 중소기업 214곳 중 68.7%가 ‘적시에 직원을 채용하지 못해 현재 인력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역설적으로 청년실업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7월 25~34세 실업률은 6.4%로, 7월 기준 1999년 7.2%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낮은 연봉’ ‘높은 눈높이’가 원인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다. ‘낮은 연봉’과 ‘높은 눈높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잡코리아가 밝힌 조사 결과,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4명은 구인난 원인으로 ‘대기업에 비해 낮은 직원 연봉 수준(35%)’을 꼽았다. 다음은 ‘구직자들의 높은 눈높이(30%)’였다.


지난 19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중소기업 면접후기’라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에 다닌다고 본인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면접 도중 희망월급을 묻는 질문에 “2700만원 정도”라고 대답했다. 면접관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A씨는 “굉장히 기분 나쁜 면접”이라며 면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A씨의 글에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단 회사가 잘못했다”는 반응과 “이런 사람을 거르려고 면접을 보는 것”이라는 반응이 공존한다.

정부, 중소기업 일자리 대표 정책 예산 두배 확대…

정부는 ‘구인난 속 구직난’을 해결하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 방침을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예산지출을 2배 가량 확대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정책은 ‘청년추가고용장려금’과 ‘청년내일채움공제’다. ‘청년추가고용 장려금’은 청년 1명을 추가채용하면 연 900만원씩 3년간 지원하는 정책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직한 청년 근로자가 3년간 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기업이 2400만원을 공동 적립해 총 3000만원의 목돈을 만들어 주는 제도(3년형 기준)다. 정부는 두 정책 관련 내년도 예산을 약 1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대비 2배 수준이다.

다만 정부 재정지출 확대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인데, 재정투입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닌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의견이다. 재정지출 대신 법인세 인하를 통한 고용 확대 의견도 나온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경제정책 기조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6일 이러한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장 실장은 이날 “정부는 수십년 만에 경제운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려고 한다”며 “이는 시간이 걸리지만 함께 잘 사는 결과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의 고용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지금의 상황을 헤쳐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