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적 가족 호칭이 개선된다. 현재 남편의 남자동생을 부르는 호칭은 ‘도련님’이다. 여자동생은 ‘아가씨’로 부른다. 하지만 아내의 남자동생은 ‘처남’, 여자동생은 ‘처제’다.
여성가족부는 31일 양성평등 관점에서 가족제도와 문화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보완하기로 했다.
먼저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통계지표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개발하고 ‘가족평등지수’도 개발할 방침이다.
평등한 가족관계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혼인생활 중 부부 재산관계를 평등하게 하기 위한 ‘부부재산제도’ 개선 연구도 시작한다.
남편의 동생과 아내의 동생을 부르는 성차별적 가족호칭도 개선한다. 정부는 일단 남편 가족에게만 극존칭을 쓰고 아내 가족은 하대하는 불평등한 가족 내 호칭을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국립국어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도련님’ ‘아가씨’ 등을 대체할 단어를 개발한 뒤 홍보와 교육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릴 방침이다.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결정하는 시점을 혼인신고에서 자녀 출생 때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친부가 자녀를 인지하더라도 아동의 성을 기존대로 유지하되, 자녀가 성을 바꿀 경우 아동의 의사를 존중해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민등록표에 ‘계부·계모·배우자의 자녀’ 등의 표시는 삭제한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차별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출생신고서에 혼인 중, 혼인 외 출생자를 구분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족정책 추진의 법적 기반이 되는 ‘건강가정기본법’의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를 가치중립적으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해 가족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전면 개정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부모·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도 벌이는 한편, 1인가구 급증을 고려해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를 지원하고 독거노인 돌봄 지원도 강화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이제 ‘가족’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변화해야 하고, 다양한 가족 간에 또는 가족 내 구성원 간에 평등이 실현되는 일상 민주주의가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