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1-0 승부치기승’의 아찔한 기억” 중국전 방심하단 큰코 다친다

입력 2018-08-31 09:04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예선전이 펼쳐진 8월 14일 중국 우커송 야구장. 6회까지 0-0. 이후 경기 진행되지 못할 정도로 비가와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3일 뒤인 17일에 경기가 재개됐다. 프로야구의 시간대에 익숙해져 있는 선수들이 오전11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간대 경기가 시작된 탓인지 시종일관 빈타에 그쳤다.

결국 8월 17일 경기가 재개됐다. 타자들은 연신 빈타에 허덕여 결국 승부치기까지 가게 되었다. 승부치기에서 11회초 희생플라이 나와 점수를 주는 듯 했다. 이때 3루주자 순린펑이 외야수가 공을 잡기 전에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지는 실수로 득점 무효 및 아웃이 선언되면서 1점도 내주지 않고 끝났다. 11회말 공격에서 무사만루 상황에서 이승엽이 적시타로 1점을 얻음으로서 이기게 됐다.

국제대회에서 승부치기는 이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됐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3 WBC에서도 적용됐다. 승부치기는 연장 10회부터 적용된다. 공격하는 팀은 9회 마지막 타석이 누구였는지 상관없이 타순대로 주자 2명을 1, 2루에 내보내고 공격을 시작해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승리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적용된다. 단판 승부에서 상대팀 투수에게 의외로 고전할 경우 우리가 맞딱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KBO리그에는 없는 룰이기에 선수들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31일 오후 4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슈퍼라운드 두 번째 경기인 중국전을 갖는다.

야구 대표팀은 전날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일본을 5-1로 물리쳤다. 네 점차 승리로 모든 경우의 수를 없애며 중국전 승리 땐 결승전에 오르는 길을 만들어냈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수 위지만 중국을 얕잡아 봐선 안된다. 대만과 중국 경기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중국은 30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0-1로 아깝게 패했다. 이로써 대만은 예선라운드 한국전 승리를 포함 2승으로 슈퍼라운드 단독 1위에 나섰다. 그 뒤로 한국과 일본이 1승1패를 기록 중이며, 중국은 2패로 최하위다.

중국은 대만을 끝까지 물고늘어져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5회까지 팽팽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대만은 6회말 안타와 도루, 상대 실책과 적시타를 묶어 1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우리를 이긴 대만과 경기 내내 팽팽하게 싸운 것이다.

A조 예선에선 일본에 2-17로 15점차로 대패했지만, 중국의 1승 간절함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경기를 치를 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전에서도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중국을 만나 승부치기 끝에 신승한 경험이 있다. 대만도 애를 먹었다. 한국도 이미 결승에 진출했다는 방심을 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마지막까지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