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이른바 ‘송도 불법주차’ 차량의 상태를 속속히 전하고 있다. 차량 앞에 설치됐던 가수 설현의 입간판이 사라졌고, 휠락(차량용 자물쇠)도 제거됐다.
50대 여성 A씨는 지난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H아파트 정문 주차장 진·출입로를 자신의 캠리 승용차로 막았다. 이 아파트 주민인 A씨는 주차위반 스티커가 차량 앞유리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이런 일을 벌였다.
이후 A씨의 행동에 뿔난 입주민들이 차량을 인도로 옮겼다. 차량을 몰래 빼낼 수 없도록 주변에 경계석을 치기도 했다. 이 가운데 A씨가 28일 밤 승용차에서 골프 가방을 꺼낸 뒤 다른 차량을 타고 떠난 것으로 확인돼 아파트 주민과 많은 네티즌이 크게 분노했다. 주민들은 A씨를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 수십개를 차량에 붙였다.
A씨는 30일까지 차량을 옮기지 않았다. 이날 한 주민은 A씨가 승용차를 몰래 옮길 것을 우려해 차량 앞바퀴에 휠락을 걸었다. 차량 앞에 설현 입간판도 등장했다. 이 입간판에는 차량에 부착됐던 포스트잇을 분석한 결과가 적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차량에 붙은 포스트잇은 400여건으로, 내용은 분노표출(52%) 사과요구(22%) 아이들 앞 부끄러움(16%) 기타 의견(10%)으로 나뉘었다. 현재 포스트잇은 제거됐고, 설현 입간판도 사라졌다.
A씨는 이날 차량을 중고차 매물로 내놓았다. 중고차 딜러가 차량을 가져가 매각하려 했지만 휠락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승용차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휠락을 제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3년에 한 번씩 차를 바꾼다. 이번 일 때문에 바꾸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2일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A씨에게 차량 통행 방해 혐의(일반교통방해죄)로 출석을 통보했다. A씨는 이 아파트에 지난해 12월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