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폭우에 젖은 살림살이’…서울 때린 ‘물폭탄’에 1941곳 침수

입력 2018-08-30 17:53 수정 2018-08-30 17:57
집중호우로 서울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의 한 침수주택에서 구청 직원, 자원봉사자들이 물에 젖은 가전제품과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고 있다. 뉴시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떨어진 물폭탄으로 인한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28일부터 쏟아진 기습폭우는 올해 장마 기간의 전체 강수량을 더한 것보다 많다.

지난 3일간 서울에 내린 누적강수량의 양은 평년 강수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관측된 서울 도봉구의 지난 28일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누적강수량은 496.5㎜에 달한다. 서울 연평균 강수량이 1450.5㎜인 것을 생각하면 올 한해 내릴 비 중 30%가 넘는 비가 도봉구에 사흘간 내린 셈이다.

집중호우로 서울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의 한 침수주택에서 구청 직원, 군인, 자원봉사자들이 물에 젖은 가전제품과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고 있다. 뉴시스

집중호우로 서울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의 한 침수주택에서 구청 직원들이 물을 퍼내고 있다. 뉴시스

이번 폭우로 기록된 강수량은 지난 장마 기간인 6월 26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의 누적강수량보다 많은 수치다.

서울 공식관측소 기록도 같다. 장마 16일간의 누적 강수량은 297.0㎜였던 데 반해 최근 3일간의 누적 강수량은 147.5㎜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3일간 서울에서는 장마 기간보다 훨씬 많은 비가 온 것이다.

사흘 간의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도 상당하다. 서울·인천·경기지역의 주택과 상가 1941곳이 물에 잠겼다. 석축과 담장 115곳이 무너졌고 토사유출도 3건이 발생했다. 30일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배수작업은 총 700건이다.

또 전국적으로 총 120가구 18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은평·도봉구와 경기 포천에서 57가구 81명은 인근 주민센터 등에 대피해 있다. 222가구 384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가운데 119가구 212명은 귀가했다. 나머지는 인근 숙박업소와 마을회관에 대피했다.

집중호우로 서울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의 침수주택 입구에서 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집중호우로 서울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의 한 침수주택 입구에서 주민들이 물에 젖은 가전제품과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서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누적강수량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주교(고양) 524.0㎜, 도봉(서울) 496.5㎜, 장봉도(인천) 485.0㎜, 의정부 462.5㎜, 중면(연천) 448.5㎜, 김포 441.5㎜ 등이다.

30일 오전부터 비구름대가 약화돼 오후 3시 20분 기준으로는 충청북도 증평에 발효된 호우주의보 외에 호우 특보가 대부분 해제된 상태다. 기상청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충청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며 “이 지역에는 내일까지도 시간당 40㎜가 넘는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