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 선수가 대체불가 선수로 거듭났다.
이정후다. 당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엔트리 24명에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중견수 이정후(20)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KBO리그 신인왕이었고, 타격감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안타까움이 컸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에 돌입하기 직전 이정후는 타율 0.378로 리그 타율 1위 자리에 올라 있었다. 그리고 당초 엔트리에 들어 있는 외야수 자원 두산 베어스의 박건우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정후를 뽑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정후는 예선 3경기와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모두 1번 타자로 나섰다. 그리고 자신있게 휘둘렀다. 결과는 17타수 7안타다. 타율은 4할1푼2리다. 그리고 6타점이다.
B조 예선 3경기에서 이정후가 생산한 기록은 홈런 2개를 포함해 12타수 7안타였다. 무려 5할8푼3리의 타율이다. 6타점, 5득점, 2볼넷은 덤이다. 26일 대만전 성적은 3타수1안타 1볼넷이었다. 27일 인도네시아와의 예선 2차전에서도 2타수 2안타에다 2타점 2득점 1볼넷 1희생플라이로 팀의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28일 홍콩전에선 3루타 없는 사이클링 히트’ 활약을 펼쳤다. 장염 증세 속에서도 보여준 투혼이었다. 올 시즌 3할7푼8리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5타수2안타를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구만에 2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3회초 공격에선 3구삼진으로 물러나며 막내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4회부턴 달라졌다. 3구째를 노려쳐 우익수 앞 안타를 생산했다. 6회땐 유격수 실책으로 진루했다. 8회때 우중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5타수2안타다.
이제 대한민국 대표팀을 언급하려면 이정후를 빼고 말하는 게 불가능하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전보다 더 중요한 다음 달 1일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이정후의 꾸준함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