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부터 하극상까지… 송영무 전격 교체된 배경은

입력 2018-08-30 17:17 수정 2018-08-30 17:18
뉴시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파문과 잦은 말실수 등 각종 논란 끝에 결국 교체됐다.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송 장관은 비(非) 육군 출신으로 국방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취임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송 장관은 지난해 7월 13일 임명됐다.

송 장관이 계엄령 문건의 처리와 관련 보고 과정 등에서 민병삼 당시 기무사 100부대장(육군대령)과 국회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리더십이 손상됐다는 점이 교체 결정의 가장 큰 원인을 꼽힌다. ‘계엄령 보고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던 송 장관은 하극상 논란까지 터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국방부 장관 교체론에는 송 장관의 잦은 말실수도 한몫 거들었다.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경비대대 병사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7월 군내 성범죄 근절을 위해 열린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에서는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5명의 장병이 사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와 관련 “유족들께서 의전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해 짜증이 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유족들의 거센 반발을 받기도 했다.

송 장관은 지난달 ‘국방개혁2.0’ 안을 수립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달 초 휴가 중인 대통령에게 기무사 개혁 방안을 대면보고 하는 등 유임 쪽에 힘이 실리는 듯했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결국 옷을 벗게 됐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는 공군 출신인 정경두(58) 합참 의장이 지명됐다. 육군 중심의 군을 개혁하기 위해 해군 출신인 송 장관에 이어 공군 출신인 정 내정자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