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미씨 남편 황민씨의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동승자 유가족이 “황씨가 평소 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어떤 분위기였는지 모른다”면서도 “강압적으로 먹인 건 말이 안 된다”고 해명했다.
뮤지컬 배우 고(故) 유대성씨 아버지는 29일 채널A ‘사건 상황실’에 출연해 “거기는 제왕이다. 연예인 지망생들이 이렇게 당해야 하느냐”며 “억지로 (술을) 먹였다. 매일 술만 먹였다”고 말했다. 이어 “(황씨가) 술 마시고 운전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아들이) ‘찍히면 출연 못 하니까 참아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박씨와도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씨는 “내가 옆자리에서 술을 마셨던 사람이 아니니까 어떤 분위기였는지 모른다”면서도 “술을 먹인 게 아니라 애들을 데리고 어울리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또 “강압적으로 먹인 건 말이 안 된다. 그건 혼나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이런 개념이다. (남편은) 애들이 좋으면 맛있는 거 먹이고 같이 술 먹는다. 이 남자의 기본적인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1차까지 하면 좋지 않으냐”며 “술 먹으러 갈 때 제가 항상 제지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황씨와 음주운전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 한다. 박씨는 “(남편이) 술을 너무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며 “(남편이) 어쩌다 한번씩 (음주 후 대리운전을) 부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사고 당일 소식을 전해 들은 뒤에는 “완전히 공황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남편하고 아직 만나지도 않았다. (병원에) 가면 좋은 말이 안 나올 것 같다. 너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남편이)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며 “본인이 죽어야 한다고 난리친다더라. 진정제 맞고 자다가 깨어나면 펑펑 운다더라”고 전했다.
황씨는 27일 경기도 구리 강변북로 남양주 방면 토평 나들목 인근에서 자신이 몰던 차량으로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t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이 사고로 황씨 차량에 탑승해있던 해미뮤지컬단원 소속 배우 2명이 사망했다. 황씨와 다른 동승자 2명은 부상을 입었다.
박씨는 사고 직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남편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잘못이 있다면 그에 맞는 처벌을 꼭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