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수비불안… 무리뉴의 다음 카드는?

입력 2018-08-30 16:33
27일(현지시각)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 토트넘의 루카스 모우라가 드리블을 통해 맨유의 수비진들과의 경합에서 이겨낸 후 골을 기록하고 있다. AP뉴시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세 무리뉴 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맨유는 지난 프리미어리그에서 브라이튼과 토트넘을 상대로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무리뉴 감독이 왜 여름 이적시장에서 정상급 중앙 수비수를 영입을 외쳤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앞선 프리미어리그 3경기 동안 총 7실점을 했다. 세계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다비드 데헤아 역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의 요청에 따라 해리 맥과이어(레스터 시티)와 예리 미나(바르셀로나), 토비 알더베이럴트(토트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까지 여러 센터백들 영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중 맨유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는 한명도 없다. 그마저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한 브라질 미드필더 프레드 마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취약 포지션 보강에 성공하며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첼시 등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며 무리뉴 감독의 속은 타들어갔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6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전에서 패한 후 “우리와 경쟁하는 다른 팀들은 이미 엄청난 스쿼드를 갖췄다. 예를 들어 첼시, 토트넘 홋스퍼, 맨시티를 비롯해 리버풀은 엄청난 보강을 했다. 모든 것, 모두를 샀다”면서 “우리를 더 나아지게 만들지 못하면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악몽 같은 상황을 전망했던 무리뉴의 예견은 현실이 됐다. 모든 것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맨유의 수비 불안감은 절정에 치달았다. 앞서 프리미어리그 3경기 동안 매번 수비진 선발라인업이 바뀌었다. 레스터시티를 상대론 마테오 다르미안과 에릭 바이, 빅토르 린델로프와 루크 쇼가 선발 포백으로 나섰으며 브라이튼을 상대론 린델로프와 쇼, 애슐리영과 바이가 출전했다.

토트넘을 상대론 수비진을 통째로 바꿨다. 부진했던 린델로프가 빠지고 크리스 스몰링과 필 존스와 함께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까지 수비수로 배치하며 파격적인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수비진 구성에 무리뉴 감독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스몰링과 존스, 에레라는 모두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에레라의 포지션을 변경하면서까지 스리백을 구성한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판단에도 많은 의문이 뒤따랐다. 기존 수비자원인 바이와 린델로프의 최악의 부진 속에 실험적인 시스템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던 무리뉴 감독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바이와 린델로프는 지난 브라이튼전에서 수차례 뒷 공간을 공략 당하며 굉장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바이는 페널티킥을 내준 것을 비롯해 3실점에 모두 직접적인 실책을 범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현재 맨유의 가장 큰 문제는 중원에서 중앙 수비수로 이어지는 핵심 수비라인의 불안정성이다. 프레드가 에레라의 약점을 보완해주며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약점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와 같은 모습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비라인의 불안정성은 미드필더들의 잔 실수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맨유는 우승 트로피를 두고 싸우는 리버풀과 첼시가 전승으로 치고나가는 동안 어느덧 13위까지 추락하며 첫 단추를 잘못 꿰고 말았다. 3년차 징크스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이 어떤 수비라인을 들고 나올지 보는 재미가 생겼다. 맨유는 오는 3일 번리를 상대로 반전을 노린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