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주전 유격수 김하성(23)은 예선 3경기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보여준 게 없었기 때문이다.
26일 대만전에선 좌익수 직선타,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물러났다. 3타수 무안타였다. 급기야 27일 인도네시아전에는 장염으로 결장했다. 28일 홍콩전에 교체 멤버로 출전해 좌익수 방향 안타와 4구, 유격수 땅볼을 쳤다. 2타수 1안타의 기록을 남긴 채 7회 오지환으로 교체됐다.
장염 후유증이 있었기에 30일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전에 주전 출장할 수 있을지가 주목됐다. 기우였다. 김하성은 유격수 2번 타자로 전진배치됐다. 1회초 원아웃 상황에서 중견수 앞 안타를 치며 예열했다.
그리고 3회초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0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다. 믿었던 이정후가 3구 삼진을 당하면서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볼 1스트라이크인 상황에서 일본 선발투수 사타케의 4구를 휘둘렀다. 좌익수 머리 위로 날았다. 120미터 짜리 장외 홈런이었다. 2점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에 안겨준 귀중한 선취점이었다.
4회초엔 7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6회엔 5구 승부 끝에 삼진 아웃당했다.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 주전 유격수로 뛰며 22개의 홈런을 치며 3할3리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의 활약 여부에 넥센은 물론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운명이 걸려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