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메인에도 오른 ‘손흥민 군대’… 이쯤이면 세계인의 염원

입력 2018-08-30 15:21
왼쪽 사진은 토트넘 홋스퍼 트위터 캡처, 오른쪽은 뉴시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축구경기가 열린 27(한국시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는 난데없이 ‘손흥민 군대’가 검색어로 올라왔다.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도중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하는 팀은 자국으로 돌아오는 짐을 싸야 한다. 특히 한국 선수에게 이날의 패배는 군 복무 혜택과 직결된다. 병역 혜택에서 불운의 역사를 가진 손흥민이 한국 네티즌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이다.

내달 1일 열리는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인 한·일전을 앞두고도 손흥민 군입대의 관심사는 높다. 병역 혜택 면제까지 한 경기만이 남았다면서 호들갑이다. 한국은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도 본선 진출에 실패해 병역 면제 혜택을 얻지 못했다. 그때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손흥민을 대신해 군대에 가겠다”며 군복무 펀드를 만들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고 많은 이들이 호응했다. 그만큼 많은 국내 팬들은 손흥민 군면제 혜택을 염원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손흥민 군입대 관심사는 국내 네티즌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외신에는 아시안게임에 걸린 손흥민의 병역 혜택 기회를 조명했고, 해외 팬들은 손흥민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군입대 면제 혜택을 누리라고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우리와 경기했던 상대편 나라에서는 손흥민의 군입대 문제를 놓고 조롱이 담긴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미국 매체 CNN은 30일 오후(한국시간) 메인 페이지에 손흥민 군입대 관련 소식을 띄웠다. 기사는 손흥민의 인생이 걸린 결승전이라는 제목으로 편집됐다. CNN은 “한국의 프리미어 리그 스타인 손흥민이 남은 1경기에 군 복무 혜택이 달렸다”면서 한일전에서 우승하면 군복무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 다수의 스포츠 매체가 한국의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 소식을 전한 게시물에도 손흥민의 군입대 관련 댓글이 빠지지 않는다. 특히 손흥민 소속 구단인 토트넘 홋스퍼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병역 혜택 면제를 염원하는 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손흥민 군입대 관련 조롱도 나온다. 29일 치러진 아시안게임 한국 대 베트남 8강전 관중석에서 포착된 손흥민 군입대 관련된 팻말이 가장 대표적이다. 한 베트남 관중이 군복을 입은 남성 사진에 손흥민 얼굴을 합성한 뒤 “군대나 가라”는 글귀를 작성해 흔들었다.

29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응원단이 손흥민 군대가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1000억이 넘는 몸값을 기록하는 손흥민은 유독 병역 혜택 운이 없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동메달을 거머쥐면서 출전한 선수들이 병역 면제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손흥민은 최종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땄을 때도 손흥민은 없었다. 소속팀의 반대로 출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손흥민이 출전했지만 한국은 4강의 문턱에서 좌절됐다. 손흥민은 한국이 메달을 딸 때 없었고, 선발됐을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