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노숙영 언니 있어 편해요”… 남북 트윈타워의 케미

입력 2018-08-30 15:13 수정 2018-08-30 15:29
남북 단일팀 센터 박지수(왼쪽)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대만과 가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4강전에서 포워드 노숙영을 격려하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미국 여자 프로농구 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센터 박지수가 뒤늦게 합류한 남북 아시안게임 단일팀에서 신장 198㎝의 위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합류 전까지 단일팀의 센터로 활약하고 이제 포워드로 돌아간 북측 선수 노숙영(182㎝)에 대해 “언니가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4강전에서 대만을 89대 66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은메달을 확보하고 다음달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으로 넘어갔다. 남북이 아시안게임에서 구성한 단일팀의 세 종목 중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우승하면 시상식장에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메달은 ‘코리아’로 집계된다.

박지수는 WNBA 정규리그 일정을 끝내고 지난 25일 단일팀에 합류했다. 소속팀 일정을 끝내자마자 미국에서 한국을 거쳐 인도네시아까지 태평양을 가로지른 체력적 부담이 고려돼 태국과의 8강전(106대 63 승)을 결장했다. 대만과의 4강전에서 2쿼터 2분쯤 아시안게임 코트를 처음으로 밟았다.

빅리그에서 쌓은 경험과 2m에 가까운 신장은 아시안게임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으로 나타났다. 박지수는 21분49초를 뛰고 10득점 11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다. 포워드로 출전해 17득점을 작성한 노숙영과 호흡도 좋았다.

박지수는 노숙영을 “원래 잘하는 선수”라고 했다. 노숙영이 있어 편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노숙영 이외에도 외곽이 터졌다. 언니들 모두에게 고맙다”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고 말했다.

뒤늦게 합류한 박지수가 금세 적응할 만큼 단일팀의 호흡은 완벽하다. 박지수는 “사흘 동안 연습하면서 부담도 있었지만 언니들은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다”며 “친해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내가 ‘(통일농구에 참여해) 평양에 가보고 싶었다’고 했더니 ‘오지 못해 아쉽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