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발탁, 교수 아웃, 관료 중용

입력 2018-08-30 15:01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장관 5명을 교체하는 2기 개각을 단행했다. 정부 출범 1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거나 각종 논란이 불거졌던 부처 장관들이 주로 교체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교수 대신 관료가 발탁됐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입각도 두드러진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유은혜(56) 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김상곤 부총리는 대입제도 개편 과정과 적폐청산작업 등에서 성과 없이 논란만 키웠다는 박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교체됐다. 국방 개혁안을 입안했고 이를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는 여전하다. 하지만 잦은 말실수가 안정감을 떨어뜨렸고, 기무사 계엄령 문건 사태 당시 기무사 간부들의 집단 반발로 지휘력에 상처를 입어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 공군 출신인 정경두(58) 합참 의장이 지명됐다. 비정상적인 육군 중심의 군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비육군 출신의 임명이 불가피했다는 후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성윤모(55) 특허청장이 발탁됐다. 한양대 교수 출신인 백운규 현 장관은 원전 문제, 전기료 문제, 기업과의 관계 등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노동부 실장 출신인 이재갑(60)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지명됐다. 현 김영주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실시 등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는 나오지 못했다는 게 주요 교체 배경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입각했다. 여성단체 출신인 정현백 현 장관 역시 미투 운동 등 각종 현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사회 분야에서는 민주당 여성의원이 등용됐고, 경제 분야에서는 관료 출신들이 입각했다는 점이다. 교수 출신인 백운규 장관과 의원 출신인 김영주 장관 대신 정통 관료 출신인 성윤모 특허청장과 이재갑 이사장이 발탁됐다. 경제 문제는 교수나 정치인이 아닌 전문 관료에게 맡겨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권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관료를 쓴다는 것은 위기 관리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역시 교수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김상곤 부총리도 교육계의 복잡한 현안들을 합리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유은혜 의원의 발탁이다. 1962년생인 유 신임 부총리는 성균관대 81학번이다. 학생 운동 하던 당시 ‘미녀 운동권’으로 유명했다. 전두환 정권 하에서 학내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고, 대학 졸업 이후 봉제공장 등 노동 현장에서 일했다.

돌아가신 김근태 고문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공채 1기로 정당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거쳐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 일산동구에서 당선돼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19대 국회부터 최근까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계속 일해 왔던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수석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