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감히 여자가 코트서 옷을 갈아 입어?” US오픈 경고조치에 성차별 논란 확산

입력 2018-08-30 11:22
프랑스 여자 테니스 선수 알리즈 코넷이 28일(현지시간) US오픈 여자 단식 경기 도중 옷을 갈아입고 있다. 코넷 선수는 환복 규정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다


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경기가 아닌 성차별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코트 안에서 옷을 갈아입은 여자선수에 경고를 준 게 발단이 됐다.

프랑스 알리즈 코넷(28)가 28일(현지시간) US오픈 여자 단식 경기에서 상의의 앞뒤가 바꿔입은 것을 알아채고 급하게 옷을 고쳐 입었다. 이때 심판은 그녀에게 환복 규정 위반이라며 경고 조치했다. 코트 베이스라인에서 셔츠를 벗었다는 이유를 달았다.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는 “코넷은 잘못이 없으며 이번 위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논평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코트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규정에 대해 더 명확하게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위드마이어 USTA 대변인은 29일 “남녀 선수 모두 적합한 경기 규칙에 따라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자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경기장 한복판에서 셔츠를 갈아입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WTA는 “협회 내에 코트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과 관련한 규칙이 없다”고 재반박하면서 성차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987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팸 슈라이버는 트위터를 통해 “현역 동안 바버라 포터는 곧잘 옷을 갈아입었고, 나도 몇번 갈아입은 적이 있다”며 “그런 규칙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