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갇혔지만 “다른 반에 있다” 거짓말한 어린이집(영상)

입력 2018-08-30 10:50
YTN방송화면 캡쳐

부산 한 어린이집에서 3세 여자아이가 차량에 2시간 정도 홀로 방치됐다가 구조된 가운데, 어린이집이 사건을 은폐하려던 정황이 포착됐다.

29일 부산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40분쯤 부산 남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 15인승 승합차 뒷좌석에 A양(3)이 홀로 방치된 것을 보육교사가 발견했다. A양은 이날 승합차를 타고 오전 8시40분쯤 어린이집에 도착했지만 하차하지 못하고 2시간가량 홀로 차량에 남겨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 측은 A양이 오전 10시가 넘도록 등원하지 않자 어머니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를 통학차량에 태워 보냈다는 말을 듣고서야 뒤늦게 어린이집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확인해 혼자 있는 A양을 발견했다.

YTN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어린이집이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임교사는 “무슨 일이 있던 것이냐”고 묻는 B씨에게 “알고 보니 합반 과정에서 다른 반 선생님이 아이를 데리고 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원 후 아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B씨가 아이에게 “어린이집에서 어디에 있었어?”라고 묻자 아이는 “차에 있었다. 안전벨트는 안 풀리고, 문은 닫혔다. 무서웠다”고 말했다.

B씨가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야 어린이집은 아이가 버스에 갇혀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행히 이날 내린 비로 기온이 높지 않아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아이는 심리 치료가 필요할 만큼 큰 충격을 받았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빨리 이야기했어도 솔직히 문제가 되는 일인데, 어린이집 측에서는 계속 숨겼다. 끝까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측은 “이날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차량 내부를 꼼꼼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