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정정당당한 야구 승부 원한다” 양궁·축구의 교훈

입력 2018-08-30 00:05 수정 2018-08-30 00:05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은 병역 면제 혜택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금메달을 향해 가는 선수들의 행보는 극과 극이다.

김우진(26)과 이우석(21)이 지난 28일 맞붙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리커브 남자 개인 결승전.

세트 스코어 4대 4인 상황에서 운명의 마지막 5세트. 마지막 화살에서야 둘의 승부가 갈렸다. 이우석이 9점을 먼저 쐈다. 김우진의 결과는 10점. 김우석의 금메달이었다. 결승전 이전까지 김우진은 병역 혜택을 이미 받았고, 이우석은 미필 상태였기에 관심이 더 쏠렸다. 후배의 병역 배려가 아닌 정정당당한 승부를 택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와일드 카드(23세 이상)는 3명이다. 일본 감바 오사카 소속 황의조(26),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소속 손흥민(26), 대구 FC 소속 조현우(27)다. 황의조가 문제가 됐다. 김학범 감독은 2014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 FC 사령탑이었고, 황의조를 스트라이커로 중용했다. 그런 인연 탓에 ‘인맥 축구’ 논란이 강하게 일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와일드 카드를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금메달 획득 여부와 무관하게 이들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줘야 한다는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올 정도다. 대한민국과 다른 나라 팀은 동일 조건에서 경기를 치른다. 아마추어 대회인 만큼 23세 이하 선수로 팀을 구성하되 3명을 추가하는 방식을 똑같이 적용받는다.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그리고 금메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양궁과 축구 대표팀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국 대표팀에 뼈아픈 일격을 가한 대만 대표팀은 실업야구 소속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 30일 격돌할 일본 대표팀은 사회인리그 소속 선수들로 엔트리를 채웠다. 나머지 나라들의 야구 대표팀은 우리의 중학교 또는 동아리 수준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러에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4명 전원을 프로야구 현역 선수로 채웠다. 그것도 병역 기피 논란이 일고 있던 LG 트윈스 오지환(28)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8)까지 포함시켰다.
결과와 상관 없이 팀 구성에서 부터 불공정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는 것도 모자라 아시안게임을 병역 회피 도구로 노골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야구팬은 물론 국민 상당수는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댓글을 수 없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금메달보다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하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결과와 상관없이 야구 대표팀 선발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과연 프로야구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투입해야 하는지부터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아시안게임이 아마추어 대회인 만큼 대학 및 고교 등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하는 게 맞다. 꼭 필요하다면 축구의 룰을 원용해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프로 선수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3년차 이하 또는 23세 이하 등 일정한 조건에서 선발하면 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