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제주도민 61.6% ‘개설 반대’

입력 2018-08-29 14:36
국내 외국영리병원 1호로 추진되고 있는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제주도와 시민사회단체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여론조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찬성·반대·유보 비율에 맞춘 200명 규모의 도민 참여단을 꾸려 3주간의 숙의 프로그램을 거친 뒤 9월 말쯤 최종 권고안을 도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도민참여단은 향후 2차례 토론회와 자기주도학습 등을 거쳐 최종 권고안에 반영될 ‘병원 개원 허가여부 찬반 결정’을 진행한다.

하지만 공론조사위원회가 다음달로 예정된 도민 배심원단의 숙의형 민주주의 공론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1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결과공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의료연대 제주지역본부와 시민공개 요구를 주장하는 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녹지병원에 대한 도민 찬반 여론조사 결과 자체가 중요한 판단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비공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부터 비공개로 진행되면 도민참여단 구성과 진행이 투명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민운동본부는 공론화위원회에서 진행한 도민여론조사의 결과가 적정한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6∼17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민 61.6% ‘개설 반대’, 24.6% ‘개설 찬성’ 13.8%가 ‘유보’ 의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개설 반대 응답자는 ‘영리병원이 이윤추구에 집중할 것이라는 우려’(49.8%), ‘특정계층만 이용하는 등 의료공공성이 약화될 것’(43.5%) 등을 꼽았고, 찬성 응답자는 ‘의료수준이 높아질 것’(39.4%),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33.7%) 등을 기대했다.

한편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총 778억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163㎡ 부지에 46병상(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조성됐고, 진료과목은 성형외과·피부과·가정의학과·내과 등 4개과다.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7월 건물이 완공되자, 8월 제주도에 외국 의료기관 개설허가 신청서를 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