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베트남과의 통산 전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 국제대회와 프로급 전력으로 분류되는 성인·올림픽(U-23) 대표팀 간 전적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28전 20승6무2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70%를 상회한다.
두 번의 패배는 모두 성인 대표팀 간 대결에서 당했다. 1959년 8월 30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메르데카컵에서 2대 3으로, 2003년 10월 19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짧게는 14년, 길게는 반세기를 넘긴 일이다.
통산 전적을 올림픽 대표팀급으로 좁히면 한국의 승률은 100%로 치솟는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베트남에 4전 전승을 거뒀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올림픽 대표팀급 종목. 올림픽처럼 선수단의 연령을 23세 이하로 제한한다. 24세를 초과한 와일드카드는 3명까지 허용된다.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9일 오후 6시(한국시간)에 시작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은 한국의 5전 전승, 베트남의 첫 승이 걸린 승부다. 승자는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고 결승전으로 넘어가지만 패자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다. 경기 결과에 따라 메달 색상이 달라진다.
베트남은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전력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했다. 한국은 이 전력을 이미 경험했다. 지난 1월 11일 중국 쿤산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였다. 한국은 베트남을 2대 1로 격파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가장 최근 대결이었다.
아시아 축구선수 중 가장 몸값이 비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아시안게임에서만 해트트릭을 두 차례 달성한 황의조(감바 오사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세이브 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았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이들을 와일드카드로 차출해 전력을 보강했다. 베트남을 이겼던 7개월 전보다 강해졌다는 얘기다.
베트남의 사령탑은 한국 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 베트남은 박 감독의 지휘 아래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자신감과 경험도 쌓았다. ‘돌풍’은 아시안게임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미 4강 진출로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금세 사그라질 이변으로 보기 어렵다. 베트남은 4강 진출국 중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