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미 “내 남편, 선처 없이 처벌해달라” 칼치기 영상에 ‘분노’

입력 2018-08-29 14:28

배우 박해미는 29일 남편 황민(45)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동승자 2명을 숨지게 한 데 대해 선처 없이 처벌해 달라고 밝혔다.

박해미는 이날 이데일리에 “당시 사고 현장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봤는데 ‘칼치기’하는 모습이 담겼더라. 분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랑하는 남편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감싸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잘못이 있다면 그에 맞는 처벌을 꼭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소 술 문제로 남편을 자주 채근하곤 했는데, 자책하는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남편이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대리운전사의 콜센터에서 내 휴대폰으로 (대리운전을 신청했다는)문자가 오도록 설정해 두었기 때문에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했다고 의심하곤 싶지 않다”고도 했다.

앞서 전날인 28일 박해미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해미뮤지컬 단원 소속인 제자들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그는 “경찰에 남편을 선처 없이 조사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지만 형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닌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미는 당분간 외부 활동도 중단할 예정이다. 출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오!캐롤’에서도 하차한다. 그는 “내가 맡기로 했던 ‘에스더’ 역에 다른 실력있는 배우들도 있고 뮤지컬을 위해 수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노력했는데, 나 때문에 무너질 순 없지 않는가”라며 “현재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출 수 없는만큼 내가 빠져서 피해를 드리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28일 MBN ‘뉴스8’이 보도한 황씨 차량 크라이슬러 닷지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27일 오후 11시쯤 경기 구리 강변북로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 황씨는 빠른 속도로 차선을 변경하며 앞차를 추월하는 등 위험천만한 주행을 했다. 그는 앞서가던 버스를 추월하기 위해 갓길로 차선을 변경한 순간 갓길에 세워 둔 25t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황씨 차량은 화물차와 1차 충돌 후 화물차 앞쪽에 주차된 작업차량과 2차로 충돌한 뒤에야 멈춰 섰다.

이 사고로 동승자 A씨(20·여)와 B씨(33)가 숨지고 황씨와 다른 동승자 2명, 화물차 운전자가 부상을 입었다. 숨진 2명은 박해미가 운영하는 해미뮤지컬컴퍼니 소속 단원들이다. 사고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04%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29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황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에 내부 음성이 녹음되어 있지 않아 생존자들이 회복하는 대로 조사를 해야 정확한 경위 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