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제각각인 추위·더위 정도…피부 통해서 쾌적감 예측한다

입력 2018-08-29 14:09
열적쾌적감을 확인하기 위해 피부 경도를 측정 중인 모습. KAIST 제공

더위·추위 등 사람마다 제각각인 ‘열적 쾌적감’을 피부로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개발됐다.

2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바이오및뇌공학과 조영호 교수 연구팀은 피부의 경도(硬度), 즉 단단한 정도를 바탕으로 인간의 열적 쾌적감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발굴했다.

사람은 동일한 온도나 습도에 놓여 있더라도 개인별 체질, 기후 환경에 따라 더위·추위를 느끼는 정도인 열적 쾌적감이 모두 다르다.

인간이라면 더위를 느끼는 상황에서 누구나 피부온도와 땀 발생량이 올라가며, 반대로 추위를 느낄 때 피부온도와 땀 발생량이 감소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2월 피부온도·땀 발생률로 열적 쾌적감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바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영호(왼쪽) 교수와 윤성현 연구원. KAIST 제공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두 가지 지표 외에도 피부 경도를 추가적인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

인간이 추위나 더위를 느낄 경우 모근에 붙어있는 아주 작은 근육인 입모근(立毛筋)이 수축되거나 이완된다.

추울 때 흔히 ‘소름 돋는다’고 말하는 신체 반응은 입모근이 수축해 피부가 단단해지는 현상이며, 더울 때 모공에서 땀이 나는 것은 입모근이 이완될 경우 발생한다.

연구팀은 피부 온도·땀 발생률과 피부 경도는 인간의 열적 쾌적감을 판단할 수 있는 각각의 독립적인 지표이며, 기존의 두 지표에 피부 경도를 추가하면 쾌적감 판단 신뢰도가 23.5% 향상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 경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면, 연구팀은 기존 냉난방기보다 인간과의 교감이 뛰어난 개인별 맞춤형 기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조 교수는 “개인별 체질, 기후 환경과 무관하게 실제 느끼는 열적 쾌적감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냉난방기를 개발할 것”이라며 “인간과 기계 간 정서적 교감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성현, 심재경 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8월 1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