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독일에 설 자리 없다” 메르켈, 극우주의 폭력 경고

입력 2018-08-29 13:41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혐오는 독일에 설 자리가 없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금까지 목격한 것은 헌법에 기반한 민주주의에는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거리에서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고, 무분별한 집회를 하고, 혐오 발언을 녹화한 영상을 갖고 있다. 이는 헌법 국가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독일 동부 작센주(州)의 켐니츠에서는 최근 35세 독일인 남성이 시리아인과 이라크인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에게 공격을 당했다는 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한 이후 수천명의 시위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과격 성향을 띠는 일부 사람들은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향한 공격도 감행했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하루 동안 최소 3명의 외국인이 극단주의자의 폭행을 당했다. 불법으로 규정된 나치 경례를 한 사람도 10여명에 달해 조사가 진행됐다. 27일에는 극우 세력과 반(反)파시스트 세력의 시위가 동시에 벌어지면서 2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슈피겔 온라인은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되겠지만 독일의 한 가운데서 극우주의 폭도들이 일어나고 당국은 손을 못 쓰는 장면은 (나치에게 무너진)바이마르 공화국을 연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하엘 크레치머 작센주 총리는 “거짓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며 ”용의자들의 국적을 바탕으로 모든 외국 출신 시민들에 대해 일반적인 의혹을 제기할 이유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