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30일 예정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지면 곧 탈락이기에 비장할 수밖에 없다. 병역회피 논란과 전력 분석 실패논란까지 겹치면서 야구팬들의 비난도 거세 심적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전 선발 투수로 나서야 하는 선수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여론과 일본의 교묘한 플레이도 흔들리지 않는 심장을 가진 투수여야 한다. 길게 던지려 하기 보다는 짧은 이닝을 나눠 던지는게 효과적이다. 초반 강한 승부가 요구된다.
일본 전 선발투수는 배팅 오더를 교환하는 경기 시작 90분 전에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 예고제가 없기에 미리 공개할 필요는 없다.
현재로선 예상만 가능하다. 우선 대표팀 막차를 탄 우완 최원태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원태는 27일 인도네시아전에 구원으로 나서 1이닝을 던지며 안타 한 개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이미 인도네시아 마운드를 밟으며 국제대회 분위기를 익힌 셈이다. 올 시즌 성적은 13승7패 평균자책 3.95를 기록하고 있다.13승은 다승 3위, 평균자책점은 6위로 현 대표팀에선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 중인 양현종(3.78)에 이어 2위다.
또 다른 우완 카드인 두산 베어스의 이용찬은 28일 홍콩전에서 1이닝을 던져 1삼진 무실점으로 예열을 끝마친 상태다. 두산에서 포스트시즌 선발로 뛴 경험도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1승3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 중이다. 안정감 면에선 이용찬이 가장 믿을 수 있다.
다음으론 사이드암 투수들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SK 와이번스 박종훈은 지난 27일 인도네시아전에서 3이닝을 소화하며 10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안타 1개를 허용하고, 삼진을 무려 6개나 뽑아냈다.극단적인 잠수함 투수의 장점이 부각됐다. 3일 만의 등판이라 부담스럽지만, 짧게 던진다면 불가능하지많은 않아 보인다. 사이드암 임기영도 예상 외 선발 후보가 될 수 있다. 임기영
인도네시아전에서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잡아냈다. 올 시즌 성적은 7승8패 평균자책점 5.62로 다소 부진하지만 앞선 큰 경기에 강심장을 증명한 바 있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좌완 투수 가운데는 두산 베어스의 함덕주가 있다. 올해 팀에서 주로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지만 지난해엔 선발로 뛴 경험이 있기에 변칙 오더로 승부를 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승전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일본전을 이겨야 그 다음을 생각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투수들을 바꿔 올릴 필요가 있다. 양현종도 다시 올라올 수 있다는 각오로 대표팀 투수 전원을 투입하는 벌떼 전략 구사가 요구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